나힐럭스의 채무 리스트
여러 사람이 손수 작성한 쪽지, 전임 사장에 대한 리리들의 불만이 담긴 듯하다
나힐럭스의 채무 리스트
구겨지고 글씨가 삐뚤빼뚤한 수기로 작성한 리스트, 마치 학생이 수업 시간에 몰래 돌리던 쪽지처럼 보인다
사장님이 우리 너구리들에게 새해 행운의 봉투를 하나씩 주겠다고 약속했어. 그런데 막상 새해가 되니까 네트워크 불안정 때문에 못 보낸다고 하더니, 결국 내년을 기다리라고 하더라고.
사장님은 말 한마디도 못 하다가, 바닥에 드러누워서는 자신의 말랑한 배를 트램펄린 삼아 너구리들이 화를 풀게 해주겠다고 하더라——그런데 너구리들이 두 번 뛰자마자 도망가 버렸어.
사장님은 밖에서 버티기 힘들면 다시 오라고 했으면서, 리리가 진짜 돌아오니까 계약서 월급이 예전의 절반밖에 안 됐어.
환조종이 월급은 따져서 뭐 해! 이 몸이 보기에 가장 괘씸한 건 역시 그녀가 자기 잡지에 절대 얼굴을 안 비춘다는 거야! 화제성 좀 챙길 수 있을 텐데 말이지……
사장님이 예전에 약속했는데, 카메라도 다 준비되니까 또 말을 바꿨어.
사장님은 아이돌로 데뷔해서 잡지사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도 약속했어. 그 여자 말은 하나도 믿으면 안 된다니까!
잡지사를 운영하는 건 정말 힘들어. 그래도 사장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건 진짜야. 전엔 대뜸 직접 칼럼을 쓰겠다고 하더니, 다음 날 바로 감감무소식이었잖아.
내가 생각하기에 사장님의 가장 큰 문제는 아침밥을 안 해준다는 거야! 계약서에는 삼시세끼 포함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매끼 라면이라니……
사장님 본인도 라면을 좋아하는 것 같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일 괘씸한 건 역시 보너스가 없다는 점이야! 일을 잘하든 못하든 똑같다니!
…누가 그래? 일을 못 하면, 당장 한 끼 라면을 끊을 거야.
——대화는 여기까지, 또 라면 냄새가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