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일기
오래된 일기. 누렇게 변색되고 바삭바삭해진 종이 위의 두 필체가 당시 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설명하고 있다

퀸의 일기

 ■년 ■월 ■일

나한테는 엄청 대단한 언니가 있다! 똑똑한 데다 노력파라서 모두가 언니를 좋아한다.

하지만 언니는 늘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언니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데, 왜 나랑 놀려고 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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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 ■월 ■일

오늘은 우리 생일이지만 전혀 기쁘지 않다.

모두가 우리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난 언니에게 엄청 큰 인형을 선물하느라 내 보름치 용돈을 썼다!

그런데 언니는 내 선물을 잊다니… 혹시 날 싫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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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 ■월 ■일

짜증나, 짜증난다고! 하루 종일 훈계를 늘어놓다니. 나보다 고작 30분 먼저 태어난 주제에!

언니는 늘 나를 위한답시고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고 하지. 사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게 부러운 거잖아?

아닌 척하기는, 퉷——역겨워!

하지만 상관없어. 하지 말라는 건 다 해서 그 망할 여자를 화나게 만들어야지——메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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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 ■월 ■일

으앗, 큰일이다! 실수로 그 망할 여자의 바이올린을 떨어뜨렸다……

이제 한참 훈계를 듣겠지. 뭐라고 할지 뻔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철이 없니」, 「이런 여동생이 있어서 정말 창피하다」, 「평생 다신 네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똑같은 레퍼토리라니,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다.

짜증나, 그냥 바이올린일 뿐이잖아. 새로 사주면 되겠지.

아, 불쌍한 내 금고. 또 바닥을 보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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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 ■월 ■일

내가 그 여자를 죽였어 내가 그 여자를 죽였어 내가 그 여자를 죽였어 내가 그 여자를 죽였어 내가 그 여자를 죽였어 내가 그 여자를 죽였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다 걔가 계단 옆에 서 있었던 탓이야 미안해 놀라서 그랬어 미안해 노려보지 마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날 용서해줄 거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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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 ■월 ■일

언니의 추천으로 나는 「레버리」 호텔의 프런트 인턴이 되었다.

역시 꿈의 도시 페나코니답다. 여긴 정말 화려하다! 물론 프런트의 일은 쉽지 않다. 게다가 언니는 꿈 밖에 있고, 나는 꿈 안에 있어서 만날 시간도 없다.

하지만 괜찮다.그렇다고 해도 우린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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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 ■월 ■일

이상하네, 내 머리가…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