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의 기록 토끼편 1
옛 벤자이텐고쿠에서 시가 사라지지 않았던 상고 시대에 무명 시인이 남긴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글은 그 일부의 서두로 보인다

연지의 기록 토끼편 1

토끼는 별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한 자리에 머무르는 법이 없었다
그 시절 토끼는 육식동물이었고
은하 양쪽의 들소를 사냥했다
그 시절 토끼는 달을 신경 쓰지 않았고
반짝이는 항성에 의지해 길을 찾았다
 
뜨거운 소나기가 고래의 백골을 씻어내리고
오래된 몸 위에 하늘 높이 거대한 나무가 자라났다
토끼는 그런 나무 아래를 지나갔지만
고개도 들지 않은 채 길을 재촉했다
 
아득한 옛날에는
토끼가 하늘의 달을 먹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토끼는 웃지도, 슬퍼하지도 않았다
그저 은하의 계절풍을 좇아
꽃잎 지는 계절을 가로지르며
순식간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