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 사건 주년 특별편≫ 독후감
≪어부 사건 주년 특별편≫의 독후감. 어휘 사용이 절제되어 있고 진솔한 감정이 담겨 있다

≪어부 사건 주년 특별편≫ 독후감

어부 사건을 연재 기간 내내 즐겨봤던 오랜 독자로서 최신 연간 특별편을 보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현재 시리즈의 규모가 커져서 상업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엉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존의 어부 사건은 적어도 추리는 챙겼어요.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스케일! 무조건 스케일만 추구하지요!
서적 판매상의 고민을 제가 추측해 볼게요. 매년 연말마다 특별편이 발행되는 것이 ≪어부 사건≫ 시리즈의 특색인데, 최근 몇 년간 어부와 함께 성장한 독자들의 취향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죠. 더 심각한 문제는 200년이 지나면서 은하에서 가능한 범죄 수법이 이미 바닥이 났다는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주요 범인에게 능력을 주어 차별화 전략을 쓰고 범죄의 규모도 아주 키웠죠!!
작품의 상업 가치를 높이려는 제작사의 행동은 이해가 가요! 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요소를 마구 집어넣어서는 안 돼요! 지금 어부 사건의 악역은 선주를 파괴하거나 행성을 폭파하려는 음모를 세우지 않는 이상 임팩트가 떨어져요.


툭하면 신기한 법보가 위기를 해결하거나, 800리 밖에서 찬 공이 별뗏목을 관통하거나, 맨손으로 금 조각상을 부수는 강자가 나타나죠. 초능력 난투극을 보는 기분이에요! 어부에게도 사건 해결은 그만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지금 탐정을 할 게 아니라 타이키얀에 가서 홀로그램 축구 경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아요! 온몸이 전기톱으로 뒤덮인 거대 맹주 자크도 당신을 보면 피해 갈걸요!

게다가 최근 몇 년은 어부 사건이 점점 더 단조로워지고 있어요. 로봇이 쓴 것처럼요. 아래 요소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죠.

어부의 추리쇼
어부와 어린 시절 친구인 여주의 로맨스
어부와 환생한 여자 2호의 교류
어부 주변의 아마추어 탐정단의 존재감과 기막힌 힌트
지형사와 여주 아버지의 잘못된 선택 배제
중요한 순간에 어부가 이전에 언급한 적 없는 전문 분야의 스킬과 잡지식을 보여줌——그리고 「환생 전에 배웠다」는 이유로 합리화를 시킴
여주와 부잣집 여우족 절친
뒷다리를 잡는 지형사와 사건 해결 후 뒤늦게 나타난 집사
중요한 순간에 공조사 담당자가 주는 기묘한 발명품(물리 법칙에도 맞지 않는)과 그의 썰렁한 농담
물살을 가르는 여주의 고대 권법
다도회에 항상 나타나는 시왕사가 보낸 첩자
성년 어부와 비슷하게 생긴 적이자 친구인 의적
……

특히 다도회의 경우 처음엔 긴장감이 팽팽하더니 요새는 느슨하네요. 지형사, 시왕사, 신책부의 어떤 첩자라도 들어갈 수 있죠. 보이차와 용정차만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전에 댓글로 저에게 욕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일부 극성팬들이 제가 괜히 열을 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랍니다. 저는 소설이 연재될 때부터 쭉 본 사람이에요. 환상극은 나올 때마다 봤고 매년 나오는 한정편, 특별편도 항상 구매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어요! 소방 선생님, 제발 신경 좀 써 주세요. 사건을 추리하던 초심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건가요? 팬들의 돈과 마음이 그렇게 쉽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