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포리어스 개척 일지•재창기 이전
앰포리어스로 돌아온 후 단항이 작성한 개척 기록. 응? 이번엔 어떤 미소녀의 메모가 추가된 것 같은데?

앰포리어스 개척 일지•재창기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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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생에서는 불을 훔치는 자를 막느라 「재창기」를 목격하지 못했는데, 이번 생에서 직접 지켜볼 기회를 얻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전생과 현생」이라는 표현에 익숙해져 버렸다. 대지의 불씨를 짊어진 후 앰포리어스와 보다 더 「하나가 된」 탓일까? 아니면 이 여정이 윤회와 환생에 관한 내 기억을 확실히 일깨운 것일까?
개척 일지를 독백으로 채우고 싶진 않다. 그건 Mar. 7th나 할 법한 일이니까.

*이봐! 내 글은 생동감 넘치고 재미있는 거라고~*

열차에서 돌아와 기억 물결에 몸을 던진 후, 기묘하고 황당한 풍파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를 일일이 기록해 두지 않으면 객관성을 잃을까 두렵다.
나무 정원을 깊이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는 다시 한번 「단풍」, 그 영원히 피할 수 없는 과거와 마주쳤다. 여태껏 단 한 번도 내 몸이 그 모든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동료를 지킬까? 테라복스에게 「단풍」이 내게 한 질문들을 던져보았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 되묻는 것일지도 모른다.
테라복스가 답을 내놓았을 때, 나 역시 나의 결심을 확인했다…. 몇 번을 물어도, 내 답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한테 물어본다면, 답은 당연히——응! 이야!*

개척자이(가) 「세월」의 기억 물결 속에 빠졌고, 에버나이트와 함께 그 기억 물결의 세계를 만든 것이 바로 테라복스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대지」의 반신은 앰포리어스의 대지를 그토록 사랑했던 것이다——기억 물결 속의 거대한 미궁이 바로 대지 그 자체였고, 개척자은(는) 그 어딘가에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대지의 권능을 행사하여 거대한 나무에 생각을 모으고, 세르세스가 목격한 역사를 따라 앰포리어스를 돌아다니는 것뿐이었다.
첫 백 년 동안, 나는 우리가 걸었던 모든 오솔길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시냇물과 숲, 도시 국가와 그곳에 사는 생령들에게 묻고, 태고부터 존재한 자갈과 광물, 산맥의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
두 번째 백 년 동안, 나는 손바닥으로 파도를 어루만지고 하늘을 바라보며, 물고기 떼를 따라 가장 깊은 해구를 들여다보고 피어오르는 구름과 함께 아득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역시 소득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출발할 때의 결심은 점점 무뎌졌고, 나는 고대 암층 속에서 길을 잃었다. 그러나 기억 물결 속에서 잊힌 사람을 찾으려면 개척자와(과)의 공통된 기억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 기억들은 내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올랐고, 출발할 때의 초심을 일깨워주었으며, 마침내 개척자이(가)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기억 물결은 끝이 없었지만, 기억은 기나긴 길의 등불과도 같았다. 나는 그녀/그를 찾아냈고, 그녀/그와 함께 Mar. 7th를 깨웠다.
출발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 천 년에 가까운 여정이 기억 물결 밖에서는 한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심이 무너질 뻔했던 경험은 여전히 끔찍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수 없다.

*정말 미안해, 이렇게나 폐를 끼쳐서…. 하지만 그래도, 헤헤… 난 역시 신비한 힘을 지닌 소녀라니까!*

여기까지 쓴 지금, 키레네와 개척자은(는) 「마지막 재창기」의 준비를 거의 마쳤다.
…그리고, Mar. 7th가 이 「오랜만의」 개척 일지를 「검토」하고 싶다고 조른다… 그럼 잠시 펜을 내려놔야겠다.

*맞아, 때가 됐어…. 앰포리어스를 위해, 새로운 내일을 개척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