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상한 일들을 기록하기로 했다. 언젠가는 우리가 어떻게 빛을 잃었는지 누군가 알아야 할 수도 있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평범한 빛조차 아득한 꿈처럼 느껴지지만……
최초의 이상 현상이 언제 나타났더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3개월 전쯤 서재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창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창밖을 보니 사람들이 거리로 뛰어나와 하늘을 가리키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아퀼라가 흩뿌리는 빛이 떨리는 것 같았다.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가 그렇게 몇 번 깜빡이더니 이내 원래대로 돌아왔다. 평소보다 조금 어두운 것 같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그 후… 먼 곳에서 소식이 왔다. 내 학생들은 그들이 사는 세계가 어둠에 휩싸였다고 했다. 이윽고 어둠은 문어가 뿌린 먹물처럼 퍼졌다. 목욕탕에서 만난 식량을 파는 상인은 자기 집 농작물이 부족한 빛 때문에 점점 말라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장 불안한 건… ██████를 모시는 사제들의 침묵이다. 예전에는 경건한 신도가 기도를 올리면 다양한 응답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제들이 아무리 기도해도 그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를 알지 않았더라면, 이 기밀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
그러다 어제, 재앙이 닥쳤고, 오크마는 이를 피하지 못했다……
난 문비시에 깨어났다. 무슨 이유인지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었다. 창밖의 시장에 사람이 유난히 많았는데, 다들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거룩한 도시 상공의 아퀼라의 빛은 마치 나의 불안정한 눈꺼풀처럼 떨렸다. 난 필사적으로 눈을 뜨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감을 수밖에 없었다. 거리의 분위기는 이상할 정도로 무거웠다. 누군가는 울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아퀼라에게 간절히 기도했다. 난 아이가 엄마 옷자락을 잡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는 말을 잃고 아이를 꼭 껴안고만 있었다.
얼마 후, 마지막 빛이 결국 사라졌다——아퀼라가 결국 눈을 감은 것이다. 거리에는 탄식이 울려 퍼졌다. 모두가 영원한 밤이 찾아왔다고 생각했을 때, 거룩한 도시의 상공에 금색 빛이 반짝였다. 「여명 기계」였다. 여명의 절벽의 대사제는 모두를 향해 이 기계가 케팔의 은혜이며, 앞으로 영원히 오크마를 비출 것이라고 선포했다.
기계의 빛은 아퀼라의 빛만큼 밝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일말의 희망을 가져다줬다. 모두 ████의 말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난 회의적이다. 기계 따위가 어떻게 티탄의 신력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이런 생각은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을 것이다……
이별시가 되자, 처음으로 도시에 빛이 늘었고, 이웃들이 촛불을 켰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들 어둠의 강림을 두려워했지만, 그 불빛은 너무나 미약해서 산들바람에도 꺼질 수 있고, 우리의 마음처럼 연약했다. 이런 날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겠다. 내 친구 점성술사 ████는 이상한 천체 현상을 보았는데,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아퀼라에게 접근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사제들은 「신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몰래 █████를 관찰한 것을 들킨다면……
여기까지 쓰니 나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일기에 삼중 잠금장치를 달았다.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면 좋겠다. 내 아이가 커서 이 글을 볼 때는 세계가 영원한 빛을 되찾았길 빈다. 창밖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오늘 예상치 못한 격변이 일어나서 도시 곳곳이 큰 피해를 입었다. 가장 먼 곳에 살고 있는 여동생이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다…… 부디 티탄들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