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의 기묘한 문답
당신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문답 매뉴얼, 궁금해할 만한 다양한 질문이 기록되어 있다

아하의 기묘한 문답

우리의 시간은 귀중한데, 질문은 산더미처럼 많잖아. 그래서 내가 몰래 「환락」의 독심술을 살짝 써서 네 호기심을 채워줄 작은 리스트를 하나 만들었어. 그리고 조금 전 문답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들도 어쩌면 여기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정체를 밝힌 게 너무 긴장돼서 어떻게 구두로 대답해야 할지 몰라 이러는 건 절대 아니야!

Q: 이 원고를 언제 준비했어?
A: 우리가 아스트로폴리스로 워프할 때. 마감을 치기 싫은 미루기 병이 도졌거든.

Q: 탐식을 물리치는 방법은?
A: 곧 이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텐데, 몇 분 뒤의 내용을 스포일러하는 건 내 환락의 미학에 어긋나. 하지만 앞으로 있을 인력 준비 작업에 대한 「예고」는 살짝 해줄 수 있지.

보다시피 우인과 연극인은 아하의 사병이 아니야. 술집은 심지어 나를 문전박대하기까지 했다니까(물론 그런다고 내가 못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그런데 만약 내가 우인에게, 자칭 아하라는 미치광이가 연극인을 꾀어 다 함께 탐식의 입으로 향하는 즐거운 여행을 떠나려 한다고 말한다면, 혹은 연극인에게, 우주를 구하기 위해선 우인 앞에서 아하를 지키는 훌륭한 연극을 펼쳐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들은 당장 한자리에 모여 화해한 척 악수하고는 서로가 상대를 완벽하게 속여 넘겼다고 착각할 거야. 조금 뒤에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 미리 상상해 보라고.

계획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내가 우로보로스 공략 계획서를 준비해 뒀어. 예습 삼아서 시간 날 때 한번 읽어봐.

Q: 아키비리는 아직 살아있을까? 그리고 왜 나를 「아키비리」라고 부를까?
A: 나는 단 한 번도 아키비리가 죽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 그는 그저 아무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멀리 떠난 것뿐이야. 설령 그가 정말로 몰락했다고 하더라도, 그가 몰락한 곳은 분명 우주보다 더 먼 곳이겠지. 너에 관해서는… 아삿 프라마드는 네가 그저 아키비리의 위치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을 뿐이라고 했지만, 난 그가 한 가지 가능성을 간과했다고 생각해——넌 가까워지고 있는 게 아니라 다시 도달하고 있어. 난 그렇게 믿어.

Q: 네 번째 종말은 뭐야?
A: 너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네 번째 종말은 결코 고정된 답이 아니야. 하지만 종말의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우주가 끝장나는 건 단 한 번뿐이니, 우리 발상을 한번 전환해 보자——만약 하나의 종말이 도래한다면, 또 다른 종말은 결코 동시에 형성될 수 없는 법이지, 미래의 어느 순간 이게 네게 도움이 될지도 몰라.

Q: 스텔라론 헌터의 계획, 그리고 나와 스텔라론의 관계에 대해
A: 헌터들이 종말의 결말을 막고 다시 쓰려 한다는 건 아삿 프라마드가 늘어놓던 뻔한 소리야. 내가 더 신경 쓰이는 건——네가 이상 낙원에서 스텔라론을 강제로 사용하게 된 것 역시 그들의 예상에 있었냐는 거지. 꼬마 해커는 이 일을 전혀 몰랐다지만, 운명의 노예는 어떨까? 내 직감상, 그는 무감각해질 때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실패를 거듭 겪어왔을 거야…. 테르미누스가 시종들에게 내린 특권 속에서, 그는 분명 「개척」과 밀접하게 관련된 어떤 결말을 보았겠지.

Q: 또 다른 나에 대해……
A: 그 존재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게 거의 없어. 그/그녀는 이 우주에 속하지 않는 「종말」의 길을 걷는 자이자 안식을 원치 않는 망령으로, 모래시계를 뒤집으려 하고 있지. 명심해——그/그녀는 미래의 너일 수 없어. 이해하려고 해볼 수는 있겠지만 절대 그/그녀를 믿어선 안 돼.

Q: 너와 탐식 사이에 도대체 어떤 은원이 있어?
A: 아주 오래전, 내가 녀석의 「음미」를 훔쳤고, 녀석도 처음으로 만족감을 얻었지. 그래서 녀석은 허기의 관성 때문에 자신을 갉아먹기 시작했고, 분열해 신이 되었으며, 나는 「환락」이 될 수 있었어. 그러니 우리에겐 상대방이라는 우주의 큰 골칫거리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지.

Q: 환월 게임이 존재하는 의미는?
A: 한때 탐식은 신들조차 떨게 만드는, 아주 오래되고 형언할 수 없는 존재였어. 여러 에이언즈의 힘을 모았다 한들 「파멸」의 권능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나만의 구역으로 끌어들여 공평한 게임을 통해 녀석을 쓰러뜨리고 해체하는 것뿐이었지.

수많은 짐승 허물 조각 중에서 아하토피아는 특별한 지위를 지녔기에 중점적으로 주시해야 해. 녀석의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원동력은 구체적이고 채울 수 있는 원력으로 분해되며, 피와 살은 풍요에 잠식당하지. 이것이 바로 환월 게임, 죽은 괴수에게 바치는 영원한 순환이야.

Q: 열차에 진 빚은 언제 갚을 거야?
A: 그게… 저기… 내가 그동안 고생한 걸 봐서라도, 몇 개 정도는 지워줘도 괜찮지… 않을까?

Q: 아삿 프라마드의 계획은……
A: 확실히 날 노리고 온 거고, 인내심도 아주 강했어. 계획도 상당히 간단하고. 탐식을 깨워 날 한입에 삼켜버리는 거지. 물론, 그러기 위해선 약간의 제물이 필요했을 거야——예를 들면 너희들이나, 아삿 프라마드 자신 말이야. 처음부터 그는 아하토피아를 살아서 떠날 생각이 없었던 거지.

Q: 왜 아삿 프라마드가 절멸 대군이 되도록 내버려둔 건지?
A: 환락의 에이언즈가 정의할 수 있는 「환락」을 과연 「환락」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건 역설이야. 그래서 난 내 신도가 타락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 상식에 어긋나긴 하지만… 절멸 대군이 되었더라도, 그는 여전히 「환락」과 「파멸」의 운명의 길 교차점 위를 걷고 있고, 그가 혐오하는 우인들과 전혀 다를 바 없거든.

Q: 절멸 대군, 혹은 나누크의 약점은?
A: 모든 것을 파멸시키는 에이언즈, 그의 분노도 결국 자신을 향하게 될 거야. 넌 이 점을 이용해 그의 대군들, 나아가 그 자신까지 격멸할 수 있겠지만, 그건 어쩌면 널 또 다른 그로 만들지도 몰라. 그래서 난 다른 방법을 더 추천해——사랑, 희망, 그리고 용기를 믿는 거지.

Q: 효광 장군과 에바네시아는 잘 지내는지?
A: 물론이야. 곧 아하토피아에서 펼쳐질 세기말 대공연에서 두 사람 모두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줘.

Q: 히메코는 네가 구한 거야?
A: 난 줄곧 히메코를 구한 건 그녀들 자신이라고 생각했어. 난 그저 축적된 원력으로 작은 마술, 사람을 바꿔치기하는 마술을 부렸을 뿐이지…. 그녀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보상으로서 약간의 대가를 불태워 운명을 속인 것뿐이야.

Q: 내가 여정에서 마주친 각종 「내레이션」은 전부 너였을까?
A: 일부는 맞지만, 전부는 아니야…. 어떤 게 나인지는 스포일러 하지 않을게.

Q: 마지막 질문, 네가 진짜 아하일까?
A: 알아,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넌 십중팔구 내 정체에 대해 의구심을 품겠지. 어떤 이유로 인해 지금의 나 역시 스스로를 증명할 수단이 부족하거든. 신이 인간에게 별이 점화된 체험을 묘사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야. 마치 네가 물고기에게 우주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 난 나누크와 달리 강림하는 것만으로 뭇별을 녹일 순 없으니까.

달을 밀어 떨어뜨리는 기적은 이미 보여줬고, 시필드 TV 타워 때까지 합치면 심지어 널 두 번이나 쳐다봤는데, 이게 부족하다고 해도 지난번 폴카랑 게임할 때처럼 아스트로폴리스를 엉망진창으로 만들 순 없잖아? 이따 컴퍼니한테 도움도 청해야 한단 말이야——하지만 그저 대단한 볼거리를 보고 싶을 뿐이라면 날 믿어. 아하가 준비한 공연은 절대 널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