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주인」의 답장
꿈의 주인이 보살펴준 남매에게 보내는 답장. 기억의 영역에서 솟아오른 추억 더미이다

「꿈의 주인」의 답장

*원시 기억의 영역의 혼돈 속에서 솟아오른 추억 더미. 잉크가 마르지 않은 순간에 멈춰있다.*

……

로빈:
        지난 편지 이후로 한 달이 넘었구나. 멀리서나마 다시 현음을 들을 수 있어 기쁘다.
        편지에서 언급한 근황은 우리도 스타피스 방송을 통해 들었단다. 한 번의 실패로 너무 낙담하지는 말렴. 별들을 내려다보는 면류관을 거대 새의 깃털이 장식하고 있는 한, 아무리 중재해도 모릴론의 원주민과 밀렵꾼 간의 증오는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페나코니는 모든 게 순조롭단다. 좋은꿈 속에서의 그 호흡이 편안하고 평화롭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다음 목적지가 카스벨리나-Ⅷ라는 건 들었다. 네가 조화로움을 전하는 방식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가문의 지원을 거절하는 이유도 잘 알고 있지만, 이번엔 달라. 대립하는 양 측의 원한이 깊고, 주변 세력들도 그들이 끝까지 싸우기를 바라고 있잖니. 무슨 일이 생긴다면 현지 가족 신도들에게 꼭 도움을 요청하렴.

……

선데이:
        「조화의 축제」 제안이 가주 회의에서 저지된 일에 대한 일은, 너도 오티•알팔파를 잘 알잖니. 알팔파 가문은 결국 이걸로 한몫 챙기고 싶은 것뿐이니, 그가 축제를 성간 무역 박람회로 만들지만 않는다면 그냥 내버려둬.
        사냥개 가문이 인력이 부족하다며 불평하는 건 세력 확장을 노리는 것이고, 밤꾀꼬리 가문이 장소를 트집 잡는 건 봉인된 원시 기억의 영역을 탐내서지.
        양보로 지지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선까지 할지는 네가 판단하렴. 이제 넌 참나무 가문 가주이니 언젠가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할 거야. 난 그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단다.
        그러니 매사에 내 의견을 구할 필요 없어. 이번 일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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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화합의 새, 네 소식은 들었다. 카스벨리나-Ⅷ에서의 전도가 순탄치 않지?
        공연을 핑계로 민간인에게 물자를 전달하려 했지만 검문소에서 번번이 저지당했고, 폐허와 다름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천외의 세계를 노래해 줬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그 학교마저 포화 속 잿더미가 되었다며.
        전에 넌 내게 이렇게 물었지. 화합의 송가는 아름다움, 기쁨, 순수함을 노래하는데, 그럼 약자들의 고통과 울음소리는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겠냐고.
        얘야,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란다. 지상의 모든 길이 막혔을 때, 새라면 하늘에 자신만의 발자국을 남겨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