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밀담, 어떤 기자가 주고받은 메일
비행선에 주재하는 어떤 기자와 편집장이 주고받은 메일

명사의 밀담, 어떤 기자가 주고받은 메일

[메일 1]
발신인: 칼@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수취인: 달리아@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제목: 빛나는 펠드스파호의 풍경은 정말 멋져.
달리아에게,

나 지금 어디에 있게? 후훗, 바로 빛나는 펠드스파호야! 이곳에서의 생활은 네 생각보다 더 미쳤어. 이곳에는 여러 은하계의 명사가 다 있어. 난 인맥이 있어서 몰래 들어왔지. 하하하하!

빛나는 펠드스파호의 갑판 풍경은 정말 멋져. 여기 며칠 동안 머물며 많은 가십을 들었는데, 다 특종이야.
편집장, 조화의 축제 사건은 들어봤겠지? 다들 개막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유를 알 수 없는 스텔라론의 습격」으로 취소됐잖아.

내가 정보를 입수했는데, 축제는 다시 개최된대. 게다가… 개최 장소가 어디인지 알아?

[메일 2]
발신인: 달리아@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수취인: 칼@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제목: RE: 빛나는 펠드스파호의 풍경은 정말 멋져.
칼?! 넌 정말 운이 좋구나. 「빛나는 펠드스파호」 같은 곳에도 잠입하다니!

뜸은 그만 들이고, 뭐가 특종인지 말해봐. 내용을 확인해야 1면을 할애해줄 수 있고, 사장님께 전달해서 확인도 받아야 해. 결정적인 증거를 입수하고 나서 큰소리치라고!

[메일 3]
발신인: 칼@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수취인: 달리아@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제목: [내막] 조화의 축제의 놀라운 진실
알겠어. 고마워, 편집장!

상황을 설명해줄게:)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조화의 축제가 다시 열린다는 건데, 장소는 바로 이 「빛나는 펠드스파호」야. 자세한 내용은 아직 정리 중이야. 간단하게 말하면 비행선의 직원들이랑 페나코니 현지 명사들한테서 정보를 입수했어. 결정적인 증거는 첨부한 녹음 파일을 확인해. 그들이 조화의 축제의 개막식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건 확실해. 배우들도 리허설을 시작했어. 장소가 진짜 「빛나는 펠드스파호」인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면 가능성은 무척 높아.

일정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해. 가족의 내분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고, 컴퍼니가 끼어들어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어. 가족은 컴퍼니가 독점 스폰서가 되는 게 싫어서 합의하지 않았다가 복수를 당한 거래. 하지만 난 무척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어. 사실은 로빈 본인에게 문제가 생겨서 그렇다는 거야. 가족과 계약을 해지하고 컴퍼니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가족이 놓아주지 않았대.

비행선에서 컴퍼니 직원을 몇 명 만났는데, 컴퍼니의 고위급 간부가 많이 왔다고 들었어. 여기서 능구렁이 같은 놈이랑 이야기를 나눴어. 원래는 결혼 휴가 중이었는데 갑자기 페나코니에 출장을 오게 되었대. 로빈 정도 되는 스타여야지만 이렇게 호들갑을 떨겠지.

첨부: 음성 파일-2392379451

[메일 4]
발신인: 달리아@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수취인: 칼@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제목: RE: [내막] 조화의 축제의 충격적인 진실
칼, 컴퍼니는 계속 페나코니를 되찾고 싶어 했어. 그들이 로빈과 계약하러 왔다고 해도, 그건 비즈니스 협상이야. 이런 보도는 낼 수 없어. 컴퍼니한테 고소당하고 싶어? 아니면 지금 광고주가 너무 많아서 불만이야?

녹음 파일은 사장님께 확인해 봤는데, 사실 조화의 축제가 다시 열릴 거라는 건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어. 네게 진짜 확실한 증거가 있으면 1면을 줄 수 있어. 하지만 로빈이 계약을 해지했는지 여부는 보도하지 마.

시간 있으면 그녀가 연습에 참가하는지, 소극적인 태도인지 다른 직원에게 무례하게 구는지 알아봐. 착각을 유발하는 사진과 그럭저럭 글자 수를 채워서 축제의 재리허설 소식과 함께 1면에 실을 수 있을 거야. 계속 파헤쳐서 더 엄청난 특종을 찾아낸다면 더 좋고. 1면+특집을 함께 내고, 지면이 부족하면 단독으로 특집호를 내는 거야!

진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할게! 컴퍼니의 비즈니스는 건드리지 마! 우리 잡지에 말썽 일으키지 말라고!

[메일 5]
발신인: 칼@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수취인: 달리아@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제목: RE: RE: [내막] 조화의 축제의 충격적인 진실
비행선의 명사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정보를 캐냈어. 이제 어떤 주제로 가야 할지 감이 잡혔어. 우선 말해줄게.

먼저 어떤 의상 디자이너가 그러는데, 로빈은 이번에 고급 드레스를 맞추지 않았대. 그녀는 업계 사람이야. 페나코니 현지 브랜드든 아니든 업계에는 늘 소식이 도는데 이번에는 안 맞췄다고 했어. 로빈이 예전에 만든 드레스를 입으려는 게 아니고서야…. 하지만 그건 관례가 아니야.

그리고 내가 아는 유명한 셀럽 몇 명이 이런저린 자잘한 이야기를 해줬는데, 종합하면 대강 이런 내용이야.
지금의 로빈이 진짜가 아니라 대역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대. 가족이 진짜 로빈을 숨기고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는 거지.

이런 소문이 도는 이유는 그녀가 평소와 다르게 한참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그녀의 소식이 없기 때문이야. 그녀를 목격했다는 소식은 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어. 팬들이 그녀의 스태프 팀에 추궁하자 그녀가 일하는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어. 하지만 예전 사진에 비해서 손이 훨씬 가늘어서 본인이 아니라 대역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어. 얼굴은 성형할 수 있지만, 뼈대는 바꿀 수 없으니까.

게다가 얼굴도 평소보다 부어 있고, 헤일로족의 「날개」 깃털이 뻣뻣해 보여. 영상을 프레임으로 분할해서 봐도 깃털에 움직임이 없었어. 이러니까 소품으로 위장한 게 아닌지 의심을 산 거야! 어쨌든 다들 그녀가 많이 여위고 전처럼 당당한 스타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 이런 때에 이런 영상을 공개한 건 사람들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함일까? 일이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어. 닮은 대역으로 대충 모면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잖아. 이러면 진짜 문제가 생겼다는 게 확실해지지.

팬들에게 프레임을 분할해 비교한 캡처와 동영상을 받았는데, 정보는 충분한 것 같아. 파일을 첨부했으니 봐봐.

첨부: 로빈 동영상 프레임 분할 비교 모음 압축 파일

[메일 6]
발신인: 달리아@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수취인: 칼@은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제목: RE: RE: RE: [내막] 조화의 축제의 충격적인 진실
알겠어!

1면과 특집 페이지를 남겨뒀고, 제목도 생각해 놨어. 시리즈 제목은 ≪로빈은 대체 어디에 있나?≫로 하자!

조화의 축제는 너무 심각한 주제야. 사람들은 개최 여부만 확인하고 관심을 꺼버린다고. 하지만 스타에게 문제가 생긴 건 큰 이슈가 되겠지! 게다가 로빈은 인기가 엄청나잖아. 그녀의 팬에게 연락해서 인터뷰를 해봐. 팬들이 뭉쳐서 원하는 바를 어필하고, 가족이 입장을 밝히도록 압력을 가하게 만들어. 그들이 응하면 다음 호에도 이어서 연재하는 거지. 잡지가 발매되면 날개 돋친 듯 팔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