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산의 편지
「방생파 스승」 종산이 남긴 편지

종산의 편지

개척자, 안녕?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난 이미 나부에 없을 거야. 아마 넌 방생파 사건을 해결한 덕분에 지형사에게 넉넉한 보수를 받았겠지.

토냐, 베나 그리고 히스만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겠지만… 걱정 마, 다들 잘 살아 있으니까.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거든.

그저 그들을 「방생」한 것뿐이야.

네가 떠난 이후 세 사람 모두 고민 끝에 나머지 두 명을 방생하기로 했어. 정말 대단한 일이지 않아? 반평생을 그렇게 싸우더니 결국 이렇게 의견이 통했잖아. 물론 나도 세 사람의 소원을 들어줬지. 부디 새로운 터전에서 만사형통하기를!

이건 엄청난 일이야. 지금껏 만물의 영장으로서 만물을 돌보며 우월감이 깃든 자비를 베풀었겠지만, 지금은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잖아. 이제 그들도 자비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이론대로라면 난난도 방생하는 게 맞지만… 이 세상에는 농담뿐만 아니라 농담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잖아? 그래서 우선 나부에 남겨두기로 했어.

개척자, 솔직히 네가 마음에 들어. 내가 수상하다는 걸 알고서도 나와 함께 방생파를 한바탕 뒤엎었잖아.

이유가 뭐야? 재밌어서 그랬던 거 맞지?

방생에 관한 농담이 재밌을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좋아하면 좋겠다. 부디 마음 깊은 곳에서 「아하!」라는 말이 우러나오기를.

언젠간 너와 「술집」에서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땐 내가 위상 올리브와 버나드형 산초를 넣은 마티니를 살게. (내 최애 음료야!)

널 사랑하는 종산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