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죽음
난해한 시. 어쩌면 괜히 그럴싸해 보이게 수작을 부린 초대장일지도 모른다

까마귀의 죽음

그 음울한 한밤중, 당신은 홀로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른하고도 피곤했다.
기괴하고 이미 잊혀진 지 오래된 꿈에 푹 빠져 있었다.
지친 당신이 게슴츠레하게 눈을 떴을 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이런 한밤중에」 당신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렇게 갑자기 누구지——」
단지 이것뿐, 다른 것은 없었다.

그 아침 이슬이 맺힌 유리창을 기억하는가.
죽어가는 어린 비둘기가 그림자처럼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그때 당신은 진심으로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나기를 바랐다.
그때 당신은 진심으로 새가 떨어져 죽지 않기를 바랐다.
어떤 것은 본래 하늘에 속해서 별처럼 찬란하게 빛난다——
어떤 것은 영원히 땅에 묻힌다.

당신은 문가에 서서 한참 동안 어두운 밤을 바라보며 두려워했다.
아무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몽환을 꿈에서 본 듯했다.
벌레는 자수를 더럽히고, 흰 비둘기는 깃털을 꺾고 맹렬한 불길에 타올랐다.
불 속에서 까마귀는 잠긴 목소리로 당신에게 인사를 건넸다.
「좋은꿈은 나의 낙원이 아니야」 당신은 조용히 읊조렸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봐——」
단지 어두운 밤뿐, 다른 것은 없었다.

까마귀는 당신의 슬픈 환각을 미소로 만들었다.
「그 유령의 매혹적인 메아리는 구원이 아니야」
「사람들은 진심으로 참회한다. 그래야 이익을 취할 수 있으니」
「마셔라. 이건 신주께서 하사하신 고통을 잊는 약이다」
당신은 조화로운 하모니의 곡조가 바뀌더니 만가가 연주되는 것을 들었다. 당신은 흩날리는 재를 보았다——
까마귀가 읊조렸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깨지지 않는 적막은 침묵하고, 조롱은 소리 없이 메아리쳤다.
까마귀는 여전히 거짓된 행복으로 당신을 속였다.
그러나 당신은 이미 세상의 고통의 근원을 엿보았다.
당신의 마음은 강인해졌다. 더는 망설이지도 방황하지도 않았다.
「거짓말쟁이」, 당신이 말했다. 「신주는 세상 사람들의 고통을 몰라——」
단지 이것뿐, 다른 것은 없었다.

당신은 무대에 올라 권능을 훔치고 신을 넘보았다.
당신은 어두운 막을 열고, 황당한 연극을 선보였다.
당신의 마음은 신성함으로 충만하고, 인형의 그림자는 칠흑 같이 어둡고 섬뜩했다.
당신은 마음속에 연민을 품고 절대로 기울어지지 않을 저울을 만들려고 했다.
「봐」, 당신은 말했다. 「이게 절대적인 행복의 이상향이야」
좋은꿈은 부서졌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벨벳 둥지는 떨어지고, 금종이 온상이 말랐다.
새는 당신처럼 날아가지 않고 아직 머물고 있다.
당신은 당신을 불쌍히 여기는 신들에게 버림받았다.
당신의 낙원도 신기루가 되었다.
그러나 당신의 영혼은 어린 비둘기 시체의 그림자 속에서 해방될 것이다.
단지 이것뿐, 다른 것은 없었다.

당신의 오랜 꿈은 척박한 땅과 같아서 희망의 씨앗을 키우기가 어렵다.
숭고한 영혼이 어떻게 이렇게 시들 수 있을까.
나는 당신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이곳에 가장 진실한 꿈이 있고, 이곳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당신은 이곳에서 당신의 모든 야망을 실현하게 될 것이다.
지나간 옛일은 영원히 되돌릴 수 없다.

당신에게 진실한 인사를 전하며——

세실·시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