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전 연재가 중단된 무협 소설
한때 선주를 휩쓸었던 무협 소설. 오래전 연재가 끊겨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300년 전 연재가 중단된 무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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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중앙 그윽한 공간에서 늑대 머리에 인간의 몸을 지닌 존자가 두 눈을 떴다. 그는 숙적이 온다는 것을 예감했다.

그때, 늘씬한 소녀가 마치 칼자루에서 나온 검처럼 숨 막히게 날카롭게 복도 끝에 서 있다. 그녀 주위는 은하처럼 무수한 빛이 반짝이며 호흡하고 움직였다. 자세히 바라보니, 그 빛이 시작되는 곳은 반투명한 선체 탱크에 봉인돼 있었다. 수많은 위패가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곳에 모셔진 것처럼 말이다.

「이 단부는…」 늑대 머리의 현인은 입을 열었다. 「너희가 신성한 기적으로부터 얻은 은혜지」

「장생의 주인은 우리 종족에 엄청난 힘만을 주었지만, 너희 몸에는 신목의 씨앗을 뿌렸다. 이건 정말 불공평해……」

「난 3만 명을 죽이고, 발골사에게 그들의 유체에서 아직 살아있는 단부를 꺼내달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이 단부 감실을 만들어 연구했지」

「내 생각이 옳았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이 존재한다면, 단부는 생명을 초월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근원에서 힘을 퍼 올리는 거지. 이건 심장보다 더 중요한 장기고. 내 몸에 숨겨진 『원동기』야」

「난 이것들로 네 발 밑의 함대를 움직이고, 너희의 몸을 무기로 연맹을 파멸시킬 테다!」

늑대 머리 인간은 가슴을 가리던 화려한 옷을 들췄다. 해파리처럼 반투명한 포옷이 불룩하게 튀어나온 근육을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그는 이 협소한 공간이 모든 공기를 빨아들일 것처럼 숨을 들이셨다. 곧 그의 구부정한 몸은 곧게 펴지면서 철탑 같이 우뚝 솟은 거대한 체구가 되었다. 몸의 형태가 변하면서 파열되는 뼈와 살이 이가 시큰거릴 정도로 마찰음을 냈다가 곧 잠잠해졌다.

늑대 머리 인간은 이런 고통에 이골이 나 있었다. 그의 호흡에 따라 가느다란 광선이 그의 입과 코, 귀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의 거대한 몸에서는 익숙한 단부의 빛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 황금갑옷은 내 육신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마치 내 몸에서 생겨난 장기 같지. 하지만 얼마나 든든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나와 대적하는 놈들은 일격에 참혹해져. 하지만 구름 위 5전사 같은 영웅이라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주겠지!」

소녀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한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을 시시하다고 느끼는 듯하다.

3만 병력, 3만 단부 그리고 3만 생명의 등불……. 그녀는 눈앞의 참혹하고 기이한 광경을 의식하지 않으려 애쓴다.

적과 대치하는 느낌은 저울의 미묘한 움직임과 비슷하다. 한쪽이 기울면 다른 한쪽이 오르는 법. 순식간에 기회를 잡은 늑대 머리 인간은 흐릿한 회색 폭풍으로 둔갑해 땅을 가르며 다가온다.

다음 심장박동이 뛰기 전, 소녀는 자취를 감췄고 그녀가 서있던 자리에는 날카로운 발자국만이 남아있다. 검광이 반짝이자 요란한 돌파음이 들려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