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소년과 거울 공주≫
시계 소년의 가장 유명한 영화 중 하나, 거울 공주의 도움으로 시계 소년과 종이새들이 괴물에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이다

상편

1
시계 소년의 집 밖에서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평소처럼 옷을 입고 재빨리 문을 열었다. 종이새 다섯 마리가 재잘대며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시계 소년은 호기심이 일었다.

「째~ 깍, 좋은 아침이야. 오! 근데 저 안개는 뭐야?」
「짹짹, 시계 소년, 시계 소년. 사막의 안개가 우리 집을 덮었어」

큰일이었다. 그것은 악몽 사막의 안개였다. 안개 속에는 주민을 많이 잡아먹은 괴물이 숨어 있었다. 괴물이 시계도 잡아먹을지 몰랐다.

새들은 악몽 사막에서 물어 온 돌로 마을을 짓는데, 가장 크고 좋은 돌은 다 사막 깊은 곳에 있었다. 그 어떤 새도 감히 그곳에는 가지 못했다. 시계 소년의 바늘이 조급하게 원을 그리며 돌았다. 째~ 깍, 괴수의 「끅끅끅」하는 음흉한 웃는 소리가 들렸다.

「괴물, 너 이름이 뭐야!」
「하하, 시계 소년. 내 이름은 『모른다』다. 난 두 쌍의 눈과 두 개의 입으로 좋은꿈 마을을 통째로 삼켜버릴 거야. 누구도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어」

괴물은 의기양양하게 안갯속을 날아다니며 순식간에 지붕을 엎고 모래폭풍을 일으켰다. 아무도 녀석을 쓰러뜨릴 수 없었다. 그랬다. 이 괴물은 두려울 게 없었다. 선인장조차 그 이름을 들으면 가시가 떨어질 정도로 벌벌 떤다. 좋은꿈 마을에 또 한 번 커다란 위기가 닥쳤다.

「찰칵, 이러다가는 좋은꿈 마을이 악몽 마을이 되겠어!」 리볼버 대장이 말했다. 좋은꿈 마을의 가드인 그 역시도 형태가 없는 「모른다」를 쓰러뜨릴 수가 없었다.
「째~ 깍, 맞아. 녀석을 쓰러뜨릴 방법을 찾아야 해」
「뭘로? 시계 소년, 저 『모른다』는 너무 강해. 내 총알도, 네 시계 트릭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전 녀석이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알아요」
귓가에 노랫소리 같은, 새들의 지저귐보다도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공주처럼 상냥하고도 부드러웠다. 그녀는 섬세한 거울 머리에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모두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시계 소년의 옛 친구이자 거울 왕국의 공주였던 거울 아가씨였다. 모두가 그녀를 「거울 공주」라고 불렀다.

「째깍, 거울 공주. 넌 저 『모른다』 괴물이 안 무서워?」
「물론이죠. 저 『모른다』가 제일 무서워하는 건 알려지는 거예요. 일단 거울에 그 추한 모습이 비춰지면, 다시는 무시무시한 『모른다』로 변할 수 없어요」

말을 마친 거울 공주는 대담하게 음흉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안갯속으로 걸어갔다. 거울은 괴물의 눈을 찌르는 검처럼 은은한 빛을 뿜었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더니 기고만장하던 괴물은 비명을 질렀다.

「싫어, 싫다고. 이 꼴은 보기 싫단 말이야! 이 망할 놈들, 반드시 돌아와서 네놈들을 집어삼켜 주겠어」

괴물이 허둥지둥 도망치자, 마을은 다시 옛 모습을 되찾았다. 시계 소년과 리볼버 대장은 공주를 위해 파티를 열었고, 주민들은 신나게 춤을 췄다. 그들은 그녀를 위해 노래를 부르며 그녀의 용기를 칭찬하고, 최고의 케이크를 만들어주려고 했다.

「시계 소년, 괴물이 다시 돌아와도 당황하지 말아요. 이 기세를 몰아 쫓아가서 그 녀석을 처치해요!」

오, 좋은 생각이다. 악당을 물리치면 새들이 사막 가장 깊은 곳까지 가서 돌과 나뭇가지를 가져올 수 있고, 좋은꿈 마을을 더 크고 멋지게 지을 수 있을 테니까!

이때, 「모른다」는 자신의 소굴에 숨어서 음험하게 「흑흑흑」하는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거울 왕국의 공주는 녀석의 천적이었다. 반드시 그녀를 처리해야 했다.
——「모른다」는 악랄한 놈인지라 금세 방법을 떠올렸다. 그건 최고로 사악한 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