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레벨 Lv.20 개방
그녀가 기억하기 시작한 날부터, 아이도니아의 눈은 계속 있었다. 시간은 이 고요한 새하얀 땅에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
어린 그녀는 아무네트에게 눈이 뭐냐고 물었다. 아무네트는 눈은 세상의 기쁨과 슬픔, 이별과 만남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항상 멍하니 도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작은 용사는 매일 신전 앞에서 무예를 연마했고, 고탑 아래의 중년 사제는 가끔 졸았으며, 고행하는 학자는 안틸라 화전을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멀리서 눈싸움을 하는 아이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웃는 소리는 익은 과실처럼 그녀의 마음속에 떨어졌다.
그녀는 고탑 위에서 구별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성녀님——그녀가 사람들 앞에 나타날 때마다 다들 그렇게 불렸다. 그 누구도 그녀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그녀가 용기를 내어 다가가도 그들은 뒤로 물러나 시선을 떨궜다. 그녀는 여전히 그 누구의 얼굴도 볼 수 없었다.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작은 용사는 전장에서 심하게 다쳤고, 중년 사제는 오랫동안 질병에 시달렸으며, 고행하는 학자는 부상자를 치료하다가 감염되었다——이때 그녀는 그들과 가장 가까웠다.
생명은 더 이상 고통으로 몸부림치지 않고, 그녀의 손끝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이 되었다.
그녀에게 그들의 얼굴을 들여다볼 기회가 왔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차마 보지 못했다.
「어떤 손은 식물을 재배하기 위해 태어나고, 어떤 손을 통치하기 위해 태어난다…. 넌 이별을 고하는 천직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야」
아무네트의 말이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자신의 두 손이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 그녀는 수중의 완성되지 않은 얼음 조각을 바라보고 있었다——무기를 휘두르는 젊은 전사, 전장으로 떠나는 아이를 껴안는 어머니, 아쉬워하며 서로의 얼굴을 감싸안은 연인……
이 사람들은 이제 없다.
하지만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계속 또 계속, 눈보라 속에서든 눈보라 밖에서든.
그녀는 마침내 깨달았다. 만물이 「죽음」의 품으로 향하는 것처럼, 아이도니아의 눈도 언젠가 녹는다는 것을.
「잘 웃는 니콜라오스, 자상한 일라나,
그리고 바람처럼 과묵한 크리토……
밤에 나는 그
잊혀진 이름들과 말없는 기억들을 들어올리고,
낮의 슬픔을
눈 속에 묻힌 열기로 바꾸었네
……」
——소녀가 쓴 「아이도니아」라는 제목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