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레벨 Lv.60 개방
「Mar. 7th에게,
밤이 이렇게나 긴 건… 네 목소리를 듣지 못해서일까?
네가 깊은 잠에 빠져서 다행이야. 앰포리어스의 자정을 직접 목격하지 않아도 되잖아. 네가 처음 도착한 이 유적, 이곳에는 가장 무정한, 망각의 기운이 숨겨져 있어.
끝없는 악몽이 이곳에서 솟아나 은하를 집어삼키지…. 넌 좋아하지 않을 거야.
내가 한때 느꼈던 혼란처럼——기억에 휩싸인 「과거」는 그 어떤 새로운 「미래」도 낳을 수 없으니까.
삼천만 번의 세월 동안, 그 소녀는 헛되이 기억을 모아 기억을 관장하는 천외의 신께 기도했어.
하지만 그 상처투성이의 기억들, 『영웅 이야기』로 포장된 기억의 파문들은 모두 파멸의 장작일 뿐… 그들이 정말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소녀의 모든 행동과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가끔 너를 떠올리게 해. 너도 항상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네 모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멋진 미래를 상상하곤 했잖아.
넌 늘 말했지. 언젠가 카메라 플래시로 모두를 위해 탐사의 길을 밝혀주겠다고.
넌 말했지. 반드시 『우주별 참격•유리 대검』으로 열차팀의 모든 사람을 지키겠다고.
넌 이런 말도 했어. 성숙하고 우아하고 강해져서 모두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너의 그 상상들이… 한 획 한 획, 내 깊은 잠 속에 새겨져 있어.
그럼… 너라면 인연 없는 미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 윤색하고 싶니?
나도 한때 어떻게 하면 그 소녀가 들려준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세월 속에 맴돌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했어…. 너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지?
하지만 내가 세월의 틈새로 이 세계 『기억』의 시작과 끝을 들여다봤을 때… 나는 그 위선적인 천부가 이미 앰포리어스를 등지고 『파멸』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그의 열광적인 신도들은 기억의 잔상을 좇아 다시 널 찾아올 거야……
비록 네 동료들, 개척을 걷는 자들이 왔다고 해도, 그저 『파멸』을 잉태하는 속도를 늦출 뿐——
우리의 유일한 출구, 완전한 『감각의 비』가 모든 헛되고 처절했던 흔적들을 씻어내릴 거야. 네 동료들은 깊은 잠에 빠지기만 하면 다시 여정을 시작할 기회를 얻게 될 거고.
이 『비』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테고, 모든 고통스러운 기억을 씻어내 버릴 거니까——어쩌면 「망각」이야말로 유일한 출구일지도 몰라.
그러면 난 「앰포리어스」라는 이름의 수첩에 네가 원하는 미래를 진정으로 붙여 넣을 수 있게 되겠지.
눈 뜨지 마, Mar. 7th.
잔혹한 일은 내가 대신할게♭
너의 『에버나이트』♭」——마음속 깊이 숨겨진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