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크

모험 집단 「두더지파」의 대장. 자칭 「칠흑의 후크님」이다.
어린애 취급받는 걸 싫어하며,어른들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자기 몫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열계를 모험하고, 삼포는 지상으로 가 모험을 하며, 환자들은 모험하는 심정으로 나타샤에게 치료를 받으니… 아이들도 후크의 지도 아래 자신들만의 모험을 해야 한다!

「██년 ██월 ██일: 날씨: 아주 좋음. 기분: 굉장히 안 좋음」

「오늘 난 실수로 마귀할멈의  시혐관   실험관  시험관을 깨트려 혼이 나고 말았다」

「마귀할멈은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점심에 애들이랑 놀지도 못하게 하고 낮잠을 자라며 강요하곤 한다. 짜증 나!」

「이러한  푝정   폭졍   푹정  폭정에 용감히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절대 마귀할멈 먀음대로   먀음댓로  마음대로 하게 둘 수 없다!」

「난 『두더지파』를 설립해 진료소의 모든 어린이들을  잡아올   체포할   쵸대할  초대할 것이다! 그리고 마귀할멈과 함께 싸울 것이다! 우린 먹고 싶을 때 먹고 놀고 싶을 때 놀 자유가 있다! 그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그리고 두더지파의 대장은 바로 나다! 그리고 난 진료소의 대장이기도 하다! 매일 마귀할멈을 혼내고  쳥소   청쇼  청소를 시킬 것이다! 하하하하!」

「██년 ██월 ██일: 날씨: 너무 추움. 기분: 아주 좋음」

「오늘 난 제대로 된 무기를 찾기 위해 『기계  모   뮤  무덤』으로 갔다. 대장이라면 훌륭한 무기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

「그곳에서 난 여자아이를 한 명 만났다. 나보다 몇 살 더 크다고 했다.(그래도 내가 짱이지만!) 여자아이는 예쁜 붉은색 외투를 입고 있었지만 맨발로 서 있었다. 왜 신발은 안 신은 건지? 혹시 추운 건 아닌지 묻고 싶었다. 뭐, 안 추우니까 신발도 안 신고 있는 거겠지」

「소녀의 머리카락은 눈처럼 새하얀 흰색이었다. 나도 저렇게 길고 흰 머리카락을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클라라는 쑥스러운지 내 말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괜찮다! 난  수다 떠는 걸 굉장히 좋아하니까  친구 사귀는 걸 굉장히 좋아하니까! 우리는 오랫 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소녀의 이름은 클라라였고 클라라의 아버지는 거대한 로봇이라는 걸 알게 됐다!」

「클라라의 아버지는 아주 멋진 분이었다. 물론 퍼스맨 아저씨보다는 별로였지만! 나와 클라라는 좋은 친구가 되었다. 클라라는 날 도와 『굴착이』를 찾아주기도 했다! 이제 클라라는 우리 두더지파의 명예 대원이다!」

「██년 ██월 ██일: 날씨: 여전히 추움. 기분:  안 좋음  보통」

「오늘 앨리나의 부모님이 앨리나를 만나러 오셨다.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덩달아 기뻤다」

「난 저도 모르게 부모님을 떠올렸다.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퍼스맨 아저씨가 굉장히 잘 해주시긴 하지만 그래도 부모님은 여전히 보고 싶다!」

「그날 밤, 아저씨는 부모님이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사실 나도 알고 있다. 아저씨가 이미 몇 번이나 얘기해 줬으니까!」, 「그러고 보니 아저씨는 요즘 자기가 했던 말을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다. 나타샤 누나한테 물었더니 아저씨가 늙으셔서 그렇다고 했다.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다」

「내가 요즘 말썽을 피워서 마귀할멈이 날 속이는 게 분명해! 나타샤 언니는 마을 최고의 의사니까 무슨 병이든 고칠 수 있을텐데… 아버지 병만 고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그래서 난 아저씨가 한 모든 말들을 기록하기로 했다. 난 두더지파 최고의 큰형님이니까!」

「██년 ██월 ██일, 장소: 진료소, 후크와의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퍼스맨 아저씨는 부모님의 친구셨다. 그때 우리는 북방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엄마는 열계로 가신 뒤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셨다. 엄마는 동굴 도롱뇽 돌판구이를 좋아하셨는데 아빠는 엄마가 보고 싶으셨는지 매일 나에게 동굴 도롱뇽 돌판구이를 해주셨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돌아온 나는 아빠가 고통스러운 얼굴로 침대에 누워계시는 걸 발견했다. 난 울면서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퍼스맨 아저씨에게로 달려갔다. 아저씨는 아빠가 아픈 거라고 설명해 준 뒤 마을의 의사에게로 날 안내했다」

「우리는 아빠와 함께 병원에서 며칠을 보냈다. 가진 돈이 거의 바닥나려던 그때, 아빠가 말했다. 남은 돈은 몰래 가지고 있으라고. 병원은 불편하다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난 아빠의 말을 아저씨에게 전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아저씨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아저씨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저씨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빠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를 찾기 위해 꿈나라로 떠난 거라고 말이다. 난 아저씨에게 그럼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냐고 물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말없이 눈물만 흘릴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안, 안 울었어요! 나, 나타샤 누나, 휴지는 필요… 없다고요……!」

「사실 시간이 한동안 흐른 뒤 난 의사선생님에게 다시 진실을 물었다. 나도 이제 알고 있다. 아빠도 엄마도 사실 죽었다는 것을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아저씨는 내가 슬퍼할까 봐 거짓말을 하셨던 것이다……」

「나도 알고 있다. 아저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다. 나도 아저씨를 가장 사랑한다……」

「그래서 대원들과 함께 보물을 찾아 아저씨를 위해 큰 집을 지어주고 아저씨의 병도 고쳐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