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것이 일종의 프로그램인 줄 알았다. 그러지 않으면 저렇게 지칠 줄 모를 리가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프로그램이라면 최적의 해결책을 버리고 그녀가 설치해둔 함정을 피할 리가 없었다.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것 같네」
그녀는 하품을 했다.
「얼른 자. 유기 생명체는 잠을 소중히 해야 한다고」
주위가 어둑어둑해졌다.
그녀는 갑자기 깨어났다. 하지만 데이터 잔여물은 이미 쓸려나가 파괴된 상태였다.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그러나 패배의 쓴맛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