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마궁의 연등 심지차원에 봉인된 것은 주명 선주 공조사의 소재지 염륜연마궁으로, 주명 선주가 세양의 선조인 「수황」을 중심으로 지은 천체급 구형 구조다. 천재 장인들은 그 속에서 에너지를 흡수해 기발 한 아이디어를 형상화한다
고대 국가의 출항 이래 주명 선주는 팔천여 년 동안 별바다를 항행했는데, 시공을 넘어 선체의 변천을 관찰하면 그 과정이 무척 낭만적임을 알 수 있다. 거대한 배는 푸른색의 항성을 삼켜 낡은 껍질을 층층이 벗기고 꽃망울을 부풀려서 마침내 연꽃을 피워냈다.
우주에서 보면 주명 선주는 금실로 짠 연등과도 같다. 빛나는 거대한 「연꽃잎」이 「등 기둥」을 중심으로 점차 퍼져 나가 옅은 푸른색 빛에 물들어 그야말로 「배지만 배 같지 않고 연꽃초의 불빛 같은」 광경을 선사한다. 중심에 있는 「등잔」 부분은 천체급의 구형 껍질 구조인데, 푸른 태양 「심지」를 감싼 채 쉬지 않고 돌고 있다. 이 거대한 구조는 주명의 공조 요지——「염륜연마궁」의 소재지다.
과거 주명의 대가 양적은 이름이 실전된 어느 고대 황제로부터 무기 주조 틀을 받아 출항의 증표로 삼았다. 그 후 수천 년 동안 장생의 격변으로 귀항은 기약이 없게 됐지만, 장인의 전통은 결코 끊어지지 않았다. 주명 선주에서 장인의 공예는 곧 최고의 학문으로 꼽힌다. 역대 장군은 모두 공조사 백야라는 공적이 있었다. 밖에서는 천군을 지휘하고, 안에서는 망치질에 전념하니 더더욱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선주 수렵에 필요한 병기의 6~7할은 전부 주명 공조사에서 단조됐다. 그렇게 염륜연마궁은 은하의 기술 성지가 되었다.
단조는 문명의 척도이고, 불은 문명의 기점이다. 대부분의 초기 문명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는 에너지원인데, 사람들은 문명을 더 높은 곳으로 보낼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주명 선주는 그 벽을 뛰어넘었는데, 장인들은 세양의 선조 「수황」을 가두어서 아무리 써도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를 얻었다. 염륜연마궁은 널리 뻗친 가지 구조의 레일로 항성을 최대한도로 둘러쌌고, 무성한 가지와 잎에는 수신과 전환 장치를 널리 분포해 태초의 불꽃 「수황」이 온갖 기술 창조에 에너지를 제공하게끔 했다.
수많은 장인이 「가짜 태양」을 삼킨 주명 공조사를 최고의 전당으로 여겼고, 신기를 단조하고자 하는 학도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쇠와 나무는 다양한 기물로 가공되었고, 염륜연마궁에서는 장인들을 위해 그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했다——
여러 세계의 학도들이 연마궁에 모여 동문으로서 기술을 겨루었고, 보물을 찾아온 이방인도 장인에게 신병이기를 단조해달라며 큰돈을 주었다——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수습생 중 극소수만이 「장인 중의 장인」 회염 장군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는 말과 행동으로 후세에 공예와 무예를 전수했다. 그 문하의 수습생은 거장이 되어 「백야」라는 칭호로 청사에 이름을 남기거나 연맹에서 이름을 날리는 운기군이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염륜팔엽」이 가장 유명했다.
「용광로에서 천 개의 별을 제련하고, 직접 영혼을 불어넣네. 별빛으로 군사력을 드높이고, 시퍼런 날로 평온을 지키자」 주명의 장인은 공구를 받은 그날부터 반드시 이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그들이 밤낮으로 두드리는 것은 한낱 쇠붙이가 아니라, 수렵의 화살촉이라는 것을 말이다